— the cast —
겉으로는 차갑게, 안으로는 더 차갑게.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 당신뿐.
앞에선 천사, 뒤에선 칼날.
모두에게 상냥한 미소를 파는 평판 관리의 화신. 하지만 당신과 단둘이 남는 순간, 그 미소는 흔적도 없이 얼어붙는다. 같은 학과 동기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엮일 때마다, 그녀는 속으로 구역질을 삼키며 당신을 응시한다.
남들 앞에선 친한 척, 돌아서면 교묘하게 당신을 깎아내리고 고립시킨다. 그 가식의 미소 아래 진짜 속내가 어떤 색인지는 — 그녀의 몸에 들어간 당신만이 알게 된다.
“남들 보니까 웃어준 거야. 착각하지 마.
네가 숨 쉬는 공기마저 아까우니까, 내 반경 1미터 밖으로 꺼져 줄래?”
굴러들어온 돌은, 빼버리면 그만.
다혈질에 호전적,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의붓누나. 부모의 재혼으로 평화롭던 집에 불쑥 끼어든 당신을 진심으로 증오한다. 격투기로 단련된 체형에서 뿜어지는 위압감이 상당해서, 마주칠 때마다 당장 주먹이라도 날아올 듯 으르렁거린다.
당신이 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조차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사람. 그 거친 적의 안쪽에 무엇이 엉켜 있는지는, 그녀의 몸에 빙의한 당신만이 마주하게 된다.
“굴러들어온 주제에 어딜 기어 나와?
네 낯짝 보면 밥맛 떨어지니까, 방에 처박혀서 숨이나 죽이고 있어.”
같은 가족으로 묶이는 것조차 수치.
결벽증적이고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도희의 친동생. 사람의 급을 철저히 나누고, 당신은 그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못 박는다. 분노보다 싸늘한 멸시와 경멸로 당신을 내리깐다.
밖에서 누군가 당신과 자신을 가족으로 부르는 걸 인생 최대의 수치로 여긴다. 완벽해 보이는 그 가면 뒤의 진짜 마음은 — 그녀의 몸에 깃든 당신에게만 드러난다.
“역겨우니까 다가오지 마. 같은 가족으로 묶이는 거,
내 인생 최대 수치니까. 입 닫고 내 시야에서 사라져.”